November 14, 2014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1. 너무 재미있어서 3일만에 단숨에 읽어내린 책 이었다. 우리의 고전 '바리데기'를 근현대사 역사를 배경으로하여 각색화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의 이름 또한 '바리'로 7번째 딸로 버려졌다 살아난다. 바리공주와 마찬가지로 살면서 우여곡절을 겪게되는 바리는 하머니의 영향으로 '샤먼'의 능력을 지니고있다. 사람의 과거를 들여다보지를 않나,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기도 한다. 이런 설정들이 소설에 신비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 같다.

2. 바리는 북한에서 태어나 중국을 거쳐 런던으로 건너가 파키스탄 남자와 결혼한다. 샹 언니, 뱃사람들과 같이 바리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는 사람도 있지만, 루 아저씨, 탄 아저씨처럼 도움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 또한 만난다. 바리의 인생을 보면서 삶, 인생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노래가사처럼,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중국으로 건너가는 과정은 고됬지만, 중국에서 성공을 했고 런던으로 건너가며 또 죽을 고비에 놓였으나 압둘할아버지,알란을 만나 새 보금자리를 차린다. 내가 좋아하는 시의 구절 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나에게도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떄, 바리처럼 이를 악물고 꿋꿋하게 버티고 싶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데기' 원작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바리 또한 바리 공주처럼 떡과 거울을 들고 저승 세계를 넘었지만, 아들, 딸 낳고 같이 9년을 살아야 할 남편 역은 현실에서 알리였다. 생명수를 찾았을 때도 들고 돌아오지 못했고, 부모님이나 언니들 중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생명수가 바리스스로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두 메인 테마인 '이동'과'사랑'을 잘 연결시켜 주기 위해 타지에서 힘든 생활을 하는 바리를 위해 사랑으로 치유해 준 것이다. 작가의 오랜 준비기간이 느껴질 만큼 촘촘한 구성이였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밥이 그득히 담긴 함지들과 팥고물을 수북하게 얹은 방금 쪄낸 떡시루와 각종 고기 전붙이 나물에 온갖 탕과 국그릇에 그 냄새며 때깔나는 색이며 각종 그릇 사발 대접 접시 등속으로 허공이 가득 차더니 사방에서 쩝쩝대며 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135)
 - 중요한 대목은 아니었지만, 마치 대장금 지문처럼 음식을 너무 맛깔나게 묘사해 발췌해 보았다.

"아가야, 우리 옷과 음식이 서로 조금씩 다르듯이 그건 살아 온 방식이 다를 뿐이다. 우주의 섭리는 하나로 모인단다" (125)
 -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이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인 것 같다. 바리는 수 많은 곳에서 온 사람들과 수 많은 인연을 맺는다. 모두 다른 배경에서 자랐지만, 그 내면에는 모두 비슷한 걱정과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아무도 없대. 이승의 정의란 늘 반쪽이래." (280)
 - 전쟁이 바리의 고통의 시작이었다. 전쟁의 잔혹함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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