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7, 2014

'김수영' 시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중학교 때 부터 여러번 만나본 시 '풀'이다. '풀'도 굳은 의지를 가지고 꿋꿋하게 살아가는데 나는 시련과 고난에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이제 잡초근성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또 다시 일어서야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