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 2014

'공광규' 시 "별국"

별국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히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 이다.
밥 상에 우주가 평쳐지는 것 같은 표현이 크게 다가왔다.
비록 멀덜국이지만 그 안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은 우주만큼 크다는 의미인것 같다.
별국, 달 건더기라는 표현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다.
아침에 엄마가 해주시는 밥이 새삼 감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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